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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창업기업 특혜 계약 논란…400억대 수의계약·정보유출 적발
  • 강호림
  • 등록 2026-05-22 14:37:23
  • 수정 2026-05-22 17: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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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지된 수의계약 반복…규정 삭제 사실도 장기간 방치
  • 후임 직원, 미공개 계약 정보 사전 유출



우주항공청 감사 결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창업지원 제도와 계약관리 체계 전반에서 구조적인 관리 부실과 이해충돌 문제가 드러났다. 감사는 2022년 이후 항우연의 창업지원 운영, 계약·회계 절차, 보안 및 복무 관리 실태 등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총 20건의 지적사항과 함께 다수의 징계·경고 조치가 요구됐다.


감사의 핵심은 항우연 전 선임기술원 A씨와 그가 설립한 창업기업을 둘러싼 계약 구조였다. A씨는 재직 당시 수행하던 위성망 주파수 확보 업무를 기반으로 2018년 외부 법인을 설립한 뒤, 2019년 창업휴직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감사 결과 A씨는 창업 승인 이전 이미 회사를 설립했음에도 이를 숨긴 채 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그는 6년간 창업기업 결산보고서 제출 등 필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창업휴직 기간 중 별도의 위성 관제 업체까지 인수해 두 기업을 동시에 운영했다.


문제는 해당 기업들이 항우연과 지속적으로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A씨는 재직 기간과 퇴직 이후를 포함해 총 68건, 약 401억 원 규모의 계약을 항우연과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재직 중 체결된 계약만 약 395억 원 규모였으며, 상당수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체결된 31건, 약 128억 원 규모 계약은 내부 행동강령상 금지된 ‘재직 직원 관련 수의계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항우연은 이해충돌방지법 시행 과정에서 내부 규정을 개정하면서 일반 직원과의 수의계약 금지 조항까지 함께 삭제하는 실수를 범했고, 계약 담당 부서 역시 이를 장기간 인지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후에도 별다른 통제 없이 계약 체결이 이어졌다.


감사에서는 계약 추진 과정의 공정성 문제도 드러났다. A씨의 후임 직원인 C씨는 계약 추진 이전 제안요청서 초안과 협상 기준 금액 등 미공개 정보를 A씨 측에 이메일로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계약 진행 과정에서 A씨 측으로부터 식사를 제공받는 등 청탁금지법 위반 정황도 확인됐다.


입찰 구조 자체가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안요청서 평가 항목에 사실상 A씨 업체만 보유한 비정지궤도 위성 관련 수행 경력이 포함되면서 경쟁 업체들은 불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실제 한 업체는 평가 기준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입찰 참여를 포기하면서 A씨 업체가 단독 응찰 형태로 계약을 수주하게 됐다.


감사에서는 창업기업 사후관리 부실 문제도 함께 확인됐다. 창업 승인 목적과 무관한 교육사업을 운영하다 징계를 받은 기업에 대해서도 창업 지원이 계속됐고, 사업계획 없이 창업 후 단기간 내 폐업한 사례에서도 별도의 적정성 검토 없이 복직 승인이 이뤄졌다. 전반적으로 창업기업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과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에서 요구된 징계 조치가 장기간 이행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징계 대상자 다수가 노조 간부였고, 단체협약상 노조와의 합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가 중단되면서 실제 처분이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부당 지급된 연구수당 환수 조치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위원회는 미공개 정보 유출과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에 연루된 C씨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으며, 창업기업 관리 책임자와 관련 부서장들에 대해서도 징계 및 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이미 퇴직한 A씨에 대해서는 인사자료 통보 조치가 내려졌으며, 청렴서약 위반에 따른 입찰 제한과 함께 수사기관 고발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항우연은 감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내부 규정 정비와 이해충돌 방지 체계 강화, 창업기업 관리 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강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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