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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보·신보중앙회 감사서 무더기 적발…88년 상환 계약도 등장
  • 장우영 기자
  • 등록 2026-06-09 19: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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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 보증제도 허점 드러났다…채무관리·보증업무 전반 ‘경고등’
  • 정부 감사서 장기 상환계약·보증 해지 누락 등 대거 확인


채무상환 기간 과도 연장·보증 해지 누락 등 대규모 부실 적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신보중앙회)가 보증 및 채권 관리 과정에서 다수의 부적정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정부 감사에서 확인됐다. 일부 지역신보는 내부 규정을 넘어 채무 상환 기간을 비현실적으로 연장했고, 보증 해지 업무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제도 운영의 신뢰성을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 감사관실은 전국 17개 지역신보와 신보중앙회를 대상으로 지난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분할상환 허용기간 위반과 보증 해지 누락, 보증료 환급 미이행 등 여러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최장 88년 상환 계약…147세까지 빚 갚도록 설정

<지역신용보증재단 및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특정감사 처분요구사항,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지역신용보증재단 및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특정감사 감사보고서>


감사 결과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채무 상환 기간의 과도한 연장이다.


지역신보는 일반적으로 채무자의 상환 능력과 재기 가능성을 고려해 분할상환을 허용하고 있으나, 일부 기관은 내부 규정이 정한 한도를 크게 초과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기 지역신보에서는 총 46건의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한 채무자는 약정금액 1억556만원에 대해 최장 허용기간인 16년을 훨씬 초과한 88년의 상환 기간을 적용받았다. 해당 계약대로라면 채무자는 147세까지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구조다.


경기 지역신보는 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장기 분할상환을 허용했다고 해명했지만, 감사당국은 관련 규정에 근거가 없으며 88년이라는 기간을 설정한 합리적인 사유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기대수명 넘는 상환 일정 다수 확인


문제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다.


강원 지역신보에서는 채무자의 상환 기간을 42년까지 연장해 106세까지 채무를 부담하도록 한 사례가 적발됐다. 충남과 울산에서도 각각 106세와 121세까지 상환하도록 한 계약이 확인됐다.


감사당국은 이 같은 장기 상환 계약이 실질적인 채권 회수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보증 재원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상환 가능성이 낮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금융지원 제도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보증 해지 누락 규모 2조5000억원 넘어


보증 관리 부실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행 제도상 소상공인이 금융기관 대출을 상환하면 금융기관은 지역신보에 이를 통보해야 하며, 지역신보는 해당 금액만큼 보증을 해지해야 한다.


그러나 감사 결과 보증 해지가 지연되거나 누락된 사례가 대규모로 확인됐다.


신보중앙회가 파악하고 있던 보증 미해지 금액은 6155억원 수준이었지만 실제 조사 결과 미해지 규모는 2조5340억원에 달했다. 기존 집계보다 약 1조9185억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관리 체계에 상당한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재보증 한도 왜곡…지역 간 형평성 문제 발생


보증 해지 누락은 단순한 행정 실수에 그치지 않았다.


지역신보의 보증 잔액은 신보중앙회가 각 지역에 배분하는 재보증 한도 산정의 기준이 된다. 보증이 실제보다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되면 추가 보증 여력이 부족한 것처럼 계산돼 더 많은 재보증 한도를 배정받게 된다.


감사 결과 이러한 구조로 인해 수도권 지역신보가 상대적으로 많은 재보증 한도를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수도권 지역신보의 과다 배분 규모는 7546억원으로 전체 과지급 재보증 한도의 약 78.5%를 차지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서울 지역신보가 전남 지역신보에 배정돼야 할 법정 출연금 일부를 초과 배분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역 간 금융지원 형평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행 전산 오류와 지역신보 업무 소홀 복합 작용


감사당국은 문제 발생의 원인으로 은행권의 전산 시스템 오류와 지역신보의 관리 부실을 동시에 지목했다.


조사 결과 해지 통보 대상 139만여 건 가운데 실제 지역신보에 전달된 건수는 129만여 건에 그쳤다. 약 10만 건 이상의 상환 정보가 전산 과정에서 누락된 것이다.


하지만 지역신보 역시 직접 확인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오류가 장기간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료 환급 누락으로 소상공인 피해


감사에서는 보증료 환급 업무의 문제도 드러났다.


경기 지역신보를 포함한 14개 지역신보는 반환 보증료를 잘못 산정해 총 3971명의 피보증인에게 약 5억5700만원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받아야 할 환급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직원 징계·제도 개선 추진


중기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 직원 54명에게 주의·경고 조치를 내렸으며, 4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했다. 기관 차원에서는 시정 30건, 개선 2건, 통보 14건 등 후속 조치를 지시했다.


신보중앙회는 표준화된 규정 배포와 내부 규정 정비를 통해 채무 상환 기간의 과도한 연장을 차단하고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 소상공인 금융지원 제도의 신뢰성과 재정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향후 보증 관리 체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장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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