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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탁 회계감사, 직역 갈등 아닌 재정 투명성 문제"... 조속한 입법 촉구
  • 심상호 기자
  • 등록 2026-07-09 12: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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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민간위탁사업 14조원, 회계감사 의무 없어... 부정 집행 잇따라
  • "사업비 3억~5억원 이상 외부감사 의무화해야"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 민간위탁 회계감독 강화를 위한 입법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 한국공인회계사회>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에 위탁하는 사업 규모가 연 14조원에 달하지만, 정작 이들 사업은 법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어 재정 감독의 빈틈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메우기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와 있지만 세무사회 반발 등에 부딪혀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 민간위탁 회계감독 강화를 위한 입법'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회계사와 세무사 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지방재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문제라는 데 뜻을 모았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범준 가톨릭대 교수는 세무사가 단독으로 수행하는 간이검사로는 목적 외 사용이나 허위거래, 증빙 위조, 단가 부풀리기 같은 부정 집행을 걸러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산서 검사가 장부와 증빙을 단순 대조하는 수준에 그치는 반면, 회계감사는 거래의 실재성과 비용 집행의 적정성, 내부통제 체계까지 폭넓게 들여다본다는 설명이다. 예산을 대는 지자체·납세자와 실제 사업을 운영하는 수탁기관이 나뉘어 있는 구조상 감시가 더 어렵다는 점도 회계감사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박성진 한국정부회계학회장은 국회에 계류된 두 개정안을 두고 직역 갈등이 아니라 14조원 규모 지방재정의 안전망을 어떻게 짤 것인가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서울시 사례를 언급했는데, 서울시는 2022년 조례를 바꿔 세무사도 할 수 있는 결산서 검사로 낮췄다가 부정 적발에 한계를 느끼고 지난해 다시 회계감사로 돌아온 바 있다. 조례만으로는 법률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영국이 2015년 지방감사 체계를 지방정부에 넘겼다가 2022~2024년 기한 내 외부감사를 마친 지자체가 1%에 그치는 등 부작용을 겪은 끝에 올해 독립 감사기구를 새로 만들어 다시 중앙 관리로 돌아간 사례도 소개했다.


해외에서는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이 일정 규모 이상 비영리·지원기관에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토론회에서는 실제 부정 사례도 다수 공개됐다. 경기 한 노인복지관의 10억원대 보조금 횡령, 인천 육아종합지원센터의 10억원대 위탁금 유용, 충북 생활폐기물 업체의 실적 부풀리기를 통한 3억4700만원 부당 수령, 울산시의 계약 절차 위반과 인건비 과다 지급 등이 그 예다. 국고·지방보조금이나 공공위탁 사업은 법률상 외부감사를 받지만 민간위탁사업만 조례에 따라 감사 수준이 들쭉날쭉한 상황이다.


박 회장은 회계감사 대상을 조례가 아닌 시행령에 규정해야 구속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고, 연 사업비 3억~5억원 이상을 외부감사 의무화의 기준선으로 제시했다. 현장에서 뛰는 김상노 회계사도 간이검사만으로는 납세자 보호가 어렵다는 데 공감했고, 최광선 건국대 교수는 독립성 높은 전문자격사가 감사를 맡아야 책임 소재도 명확해진다고 덧붙였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심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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