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군인공제회, 자회사의 무리한 보증 사업 방치해 367억 원 손실
  • 유은상 기자
  • 등록 2025-06-12 11:22:44
기사수정
  • 무리한 자회사 보증, 367억 손실
  • 군인공제회는 회수수방안조차 없어...

군인공제회가 자회사 사업에 대해 기본적인 검토도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도록 방조한 끝에, 367억 원의 손실을 떠안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럼에도 손실 회수나 사후대책 마련은커녕,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엣지뉴스=유은상 기자] 감사원은 군인공제회가 자회사 공우이엔씨㈜가 추진한 생활형숙박시설 사업에 대해 사실상 관리·감독을 방기했다고 지적했다. 총사업비 719억 원 규모의 이 사업에서 공우이엔씨는 시공사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대출에 대해 책임준공 조건의 변제의무까지 부담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공우이엔씨는 이사회 승인도 없이 무리한 보증을 단독으로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사업시행사가 공사 선급금을 돌려받아 채무 상환에 사용하는 등 횡령 정황까지 드러났다.


감사원은 공사비 선급금이 실제 공사에 쓰이지 않고, 시행사와의 이면 약정에 따라 다시 반환된 사실을 확인했다. 공우이엔씨는 공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선급금을 다시 시행사에 돌려줬고, 이 자금은 시행사의 기존 채무 상환 등 사업 외 용도로 유용되었다. 감사원은 이를 명백한 자금 유용, 즉 횡령 정황으로 판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위법 행위와 리스크가 군인공제회 내부에서 인지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인공제회가 계약서 검토나 자금 집행 점검 등 최소한의 관리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당시 군인공제회 실장은 자회사 대표와의 사적 친분을 이유로 사업의 문제점을 보고서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했고, 상부에는 왜곡된 내용으로 보고하는 방식으로 상황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 사업은 2022년 분양 실패와 자금 부족으로 무산되었으며, 자회사의 경영 악화로 군인공제회는 사업비 367억 원 전액을 대위변제하게 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다. 감사원은 “군인공제회가 막대한 손실을 입고도,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자 문책이나 손실 회수를 위한 전략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적 조치, 채권 회수, 자산 매각 방안 마련 등 사후 대응이 전무한 상태였고, 심지어 해당 사업에 대해 내부 감사를 실시하거나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한 적도 없었다.


감사원은 이 사건을 두고 “자회사 관리와 사업 검토, 사후 대응까지 모든 단계에서의 중대한 부실”이라고 판단하고, 군인공제회에 대해 관련자 문책, 자회사 감사 실시, 회수 방안 수립 및 유사 사례 재발방지를 위한 절차 정비를 요구했다.


군인공제회는 현재 관련 대출채권 처리 및 자산 매각 방안을 검토 중이며, 향후 자회사 사업의 리스크 관리와 사후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유은상 기자

TAG
0
2025 대한민국 내부통제경영대상 시상…
최신 뉴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2025 대한민국 내부통제경영 시상식 신청접수
하루 동안 이 창을 다시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