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순천시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2023~2024년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과정에서 퇴직공무원만을 특정해 부당 채용하고 예산을 규정에 어긋나게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순천시장에게 징계 및 주의를 요구했다.

[블랙엣지뉴스=장우영 기자] 감사원 감사 결과, 조직위는 2023년 박람회 기간 오천그린광장 질서유지 등을 위해 구성한 ‘관리단’ 채용에서 순천시 퇴직공무원 21명을 특정해 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위에 파견된 공무원 A와 D는 순천시장(B)으로부터 “그린광장 관리대책 마련” 지시를 받은 뒤, C 등 퇴직공무원을 통해 관리단을 구성하도록 하였다. A와 D는 채용공고 없이 채용이 가능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안건을 작성해 이사회를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특히 D는 C에게 “퇴직 선배들을 모아 달라”고 요청해 21명 명단을 카페에서 직접 수령했으며, 인건비 예산이 없자 박람회 운영대행 용역 낙찰차액과 기타보상금 예산을 부당하게 인건비로 전용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위는 C와 E 등 일부 퇴직공무원에게 근거 없는 수당 720만 원을 지급했으며, 관리단 전체에게 지급된 급여는 총 2억 7,924만 원에 달했다.
근무관리도 사실상 방치 수준이었다. 감사원은 관리단이 2023년 4월~12월 사이 총 150일 무단결근, 관리단장을 맡은 C는 근무시간 미준수 일수 최소 75일을 확인했으나 감독자인 A와 D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4년에도 동일 인물만 채용되도록 ‘맞춤 공고’
순천시는 2024년에도 오천그린광장 안전관리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관리단 출신 퇴직공무원만을 뽑을 수 있도록 응시 자격을 설계한 사실이 드러났다.
채용 담당자인 M, N, O는 ‘행정기관 근무 경력 많음’, ‘해당 업무 관련 경력 많음’ 등 관리단에게만 유리한 우대 조건을 넣었고, 서류·면접 심사에서도 퇴직공무원에게만 유리한 점수를 부당하게 부여했다.
면접 과정에서는 응시자에게 ‘순천시 근무 경력’을 질문해 퇴직공무원 여부를 노골적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2024년 채용된 20명은 전원 순천시 퇴직공무원이었고, 그중 14명은 전년도 관리단 출신이었다.
근무 배치 역시 관리단 출신에게 맡겨, 2024년 2월~8월 사이 총 775건의 무단 일정 변경과 해외여행 중 무단 근무지 이탈 등이 발생했지만 적절한 관리·감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조직위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안건 상정, 예산 전용, 특정인 채용 등 위법 부당행위를 주도한 A에 대해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경징계 이상 징계를 요구했다.
또한 D, M, N 등 실무 담당자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를 요구하고, 앞으로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을 임의로 채용하거나 특정인을 위해 응시자격·우대조건을 설정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감사원은 “조직위와 순천시는 퇴직공무원 중심 채용, 예산 규정 위반, 근무관리 부실 등 전반적 운영 미비가 확인됐다”며, “채용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장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