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이하 ‘인권위’)는 지난 5일 A시장과 B병원장(이하 ‘피진정인’)에게, 피해자들(간호사,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 등)이 입사 전 다른 병원에서 근무한 비정규직 경력을 인정하여 호봉을 재획정할 것과, 향후 유사한 차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하였다.
[블랙엣지뉴스=오성경 기자] 진정인은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소속 조합원인 피해자들이 B병원 입사 후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 인정 과정에서 채용 직무와 동일·유사한 다른 병원의 근무 경력 중 계약직 경력만 인정받지 못하였는데, 이는 비정규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진정인은, 채용 전 경력 인정 여부는 채용권자의 재량이며, 정규직과 계약직의 채용 절차상 차이와 계약직 근로자에게 부여된 업무 범위나 권한을 수치화하는 것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계약직 근무 경력을 호봉 획정에서 배제한 것은 정당한 인사상 권한 행사라고 답변하였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소위원회 위원장: 남규선 상임위원)는, 경력환산 제도가 입사 전 경력에 투입된 노력과 비용, 근무 중 역량 강화 등을 고려하여 해당 경력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보수에 반영하는 것으로, 근로자의 과거 경력이 현재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전제에 기초하고 있어 단순히 채용 형태라는 형식적 요소를 가지고 경력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간호사,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 등은 특정 면허를 취득하여 전문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로, 채용 경로의 차이가 업무 전문성이나 숙련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별도의 직위를 부여받지 않은 간호사 또는 임상병리사 등이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채용 경로에 따라 책임과 권한이 달라진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진정인이 호봉 획정 시 계약직 경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채용권자의 재량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인권위는 피진정인들에게, 직원 호봉을 획정할 때 계약직 경력을 배제하지 말 것을 권고하였다.
*출처: 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