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국가공무원 기준에 없는 휴일·휴가 제도를 운영하거나, 연장근로수당과 중복되는 보상휴가를 부여하는 등 복리후생 제도를 과도하게 운용해 왔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자녀돌봄휴가를 가족돌봄휴가와 별도로 운영해 중복 사용을 허용하고, 법령에 없는 대체휴일을 추가 부여하는가 하면, 시간외수당 지급 대상이 아닌 임원에게도 휴일근무 보상휴가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블랙엣지뉴스=강호림 기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마사회는 취업규칙에 따라 월·화요일과 공휴일을 휴일로 운영하는 한편, 단체협약 및 내부 규정에 근거해 자녀돌봄휴가, 대체휴무, 연장근로 보상휴가 등을 운용해왔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혁신지침’은 공공기관이 사회통념상 과도한 복리후생을 지양하고, 국가공무원 복무규정과 근로기준법 수준을 기준으로 휴가제도를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가공무원에게 운영되지 않는 복리후생 제도는 원칙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취지다.
감사에서 우선 지적된 것은 자녀돌봄휴가 운영 방식이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가족돌봄휴가는 연간 10일 범위에서 무급이 원칙이며, 자녀 돌봄 목적의 경우에도 이 10일 범위 내에서 자녀 수+1일까지 유급으로 인정하도록 돼 있다. 즉, 별도의 ‘자녀돌봄휴가’를 가족돌봄휴가와 분리해 추가로 운영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마사회 취업규칙은 가족돌봄휴가(무급) 10일과 별개로 자녀돌봄휴가(유급)를 자녀 수+1일까지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해, 2020~2024년 사이 직원 4명이 가족돌봄휴가 10일을 모두 사용한 뒤 자녀돌봄휴가를 각각 2일씩 추가로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령에 규정되지 않은 ‘대체휴일’ 운영도 문제로 지적됐다. 마사회는 단체협약에 따라 토·일요일을 자사 주휴일인 월·화요일로 ‘간주’해 대체공휴일을 지정하고, 신정(1월 1일), 근로자의 날(5월 1일), 현충일(6월 6일)이 화요일(주휴일)과 겹치면 다음 근무일을 휴일로 운영해 2019년 신정 대체휴일(919명 1일)과 2023년 현충일 대체휴일(941명 1일) 등 총 1,860일의 휴일을 추가로 부여했고, 이를 급여로 환산하면 약 4억1,600만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은 신정·근로자의 날·현충일이 일요일과 겹쳐도 대체공휴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마사회가 “화요일과 중복”을 이유로 대체휴일을 부여하는 것은 법령 근거가 없다는 게 감사 판단이다.
연장근로 보상휴가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마사회는 2004년부터 월 28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기초연봉에 포함해 고정 지급하는 ‘고정연장근로수당(고정OT)’ 제도를 운영해 왔고, 월 28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해 보상휴가를 부여해왔다.
그런데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2024년 7월 30일 근로계약서·임금명세서 등에 고정OT가 명시적으로 표기되지 않아 근로자가 연장근로수당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고, 월 28시간 이내 연장근로에 대해 별도 수당이 지급되지 않은 것은 임금체불 소지가 있다며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마사회는 이를 시정하는 과정에서 고정OT를 기본연봉에서 분리 표기하는 대신, 기본연봉에 포함된 연장근로수당을 ‘고정급’으로 인정하고 월 28시간 이내 실제 연장근로에 대해서도 보상휴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2023년 6월~2024년 5월 기간 직원 201명의 연장근로 707시간에 대해 보상휴가 1,060.5시간(1.5배)을 부여했고, 2023년 6월 1일부터 2025년 6월 13일까지 월 28시간 이내 연장근로에 대해 추가로 부여된 보상휴가는 총 1,951.5시간(급여 환산 약 5,626만 원)으로 집계됐다. 감사는 이를 “수당 중복 지급에 해당하는 보상휴가 부여”로 지적했다.
가장 논란이 큰 대목은 임원 보상휴가다. 기획재정부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은 임원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지급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다. 감사는 임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휴일에 근무했더라도 휴일근로수당 성격의 보상휴가를 부여해서는 안 되며,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근무일·근무시간 변경으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마사회는 2018년 2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총 13명의 임원에게 휴일근무를 이유로 보상휴가 537시간을 부여했고, 이 중 사용된 보상휴가는 532시간으로 급여 환산액 약 2,491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는 2024년 7월경 임원 보상휴가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뒤에도 일부 임원에게 과거 발생분 사용을 허용하는 등 규정 위배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마사회는 감사결과를 수용하며, ▲자녀돌봄휴가와 가족돌봄휴가 중복을 해소하도록 취업규칙을 개정하고, ▲법령에 없는 휴일이 추가 부여되지 않도록 제도를 신중히 운영하며, ▲고정OT와 보상휴가 문제는 외부 전문기관 자문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며, 임원 보상휴가는 이미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한국마사회장에게 국가공무원 복무규정과 공휴일 규정에 없는 휴가·대체휴일을 단체협약·취업규칙으로 지정해 운영하지 않도록 하고, 월 28시간 고정OT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연장근로에 보상휴가를 부여하거나 임원에게 보상휴가를 부여하는 일이 없도록 휴일·휴가 운영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강호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