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이 상임이사 선발 과정에서 직위별 직무 특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임원을 임명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KOICA가 상임이사 모집 단계부터 심사·선발에 이르기까지 관련 절차를 형식적으로 운용해, 직무 적합성 검증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블랙엣지뉴스=곽대훈 기자] 감사원에 따르면, KOICA는 「한국국제협력단법」에 따라 상임이사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이사장이 상임이사를 임명하고 있다. 2023년 8월 KOICA는 상임이사 2명 모집 공고를 내고, 같은 해 12월 위원회 추천을 거쳐 O·P 두 명을 신임 상임이사로 임명했다. 이후 이들은 각각 본부장 직위에 보임됐다.
그러나 감사원은 KOICA가 상임이사 모집공고 당시 선발 예정인 본부장 직위를 명시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당시 공고에는 ‘상임이사 2명 모집’으로만 기재돼 있을 뿐, 어떤 본부를 맡게 될 것인지, 해당 본부가 요구하는 직무 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것이다.

<본부장 직위 명시 없이 '인원: 2명'으로만 명시된 상임이가 모집 공고문, 출처: 한국국제협력단 홈페이지>
실제로 KOICA의 상임이사들은 경영·기획, 사업전략, 국제기구 협력, 조달·기술평가 등 본부별로 상이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총괄한다. 특히 조달과 기술평가를 담당하는 본부의 경우 수천억 원 규모의 계약 업무를 관리하는 만큼,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검증할 필요성이 크다.
그럼에도 KOICA는 상임이사 후보자에 대해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학식과 경험 ▲리더십과 조직관리 능력 ▲청렴성과 도덕성 등 포괄적이고 획일적인 자격요건만을 제시했고, 서류·면접심사 역시 동일한 평가표를 적용해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 같은 선발 방식으로는 본부별 직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성을 충분히 검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준정부기관들이 상임이사 모집 시 공모 직위명과 담당 업무를 명확히 밝히고, 이를 기준으로 직무수행계획서를 제출받아 심사하는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KOICA가 상임이사 선발 과정에서 발령 예정 본부와 해당 본부의 소관 사무를 고려한 자격요건을 설정하지 않은 채 임원을 선발했다”며 “그 결과 직무 적합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로 절차를 운용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KOICA 이사장에게 상임이사 선발 시 발령 예정 본부와 해당 본부의 업무 특성에 맞는 자격요건을 설정해 모집공고를 실시하는 등, 임원 선발 절차를 보다 엄정하게 운용할 것을 ‘주의’ 조치로 통보했다.
이에 대해 KOICA는 감사 결과를 수용하며, 그간 상임이사가 사업과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직위라는 점을 고려해 일반적인 심사기준을 적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상임이사 선임 시 보임 예정 직위를 명시하고 해당 직무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심사기준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곽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