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지역인재 채용제도가 과도한 예외 적용과 제도 중복 운영으로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이전지역 특정 대학 출신 쏠림 현상으로 인한 인사 운영 경직성 우려까지 제기됐다.
[블랙엣지뉴스=곽대훈 기자] 감사원의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법)에 따라 이전공공기관은 지역인재를 일정 비율 이상 의무 채용해야 하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예외 규정이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제도 취지가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인포그래픽, 출처: 감사원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감사보고서>
혁신도시법 등 관련 규정은 시험 분야별 연간 채용 인원이 5명 이하인 경우 지역인재 의무채용비율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가스공사 등 9개 기관은 이 기준을 ‘연간’이 아닌 ‘개별 채용시험 단위’로 해석해 예외를 적용한 결과,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연간 모집 인원이 5명을 초과한 채용시험 136회 중 98회(72%)에서 의무채용비율을 적용하지 않았다.
또한 도로공사 등 3개 기관은 시험 분야를 직군 또는 직렬로 일관성 없이 구분해, 동일한 채용임에도 시험 분야 설정 방식에 따라 지역인재 의무채용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문제를 드러냈다. 이로 인해 연간 채용 인원이 5명을 초과함에도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그 결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역인재 채용률은 2024년 기준 40.7%로 집계됐지만, 신규채용 총정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실제 채용률은 17.7%에 그쳐 의무채용비율 30%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인재 채용목표제와 함께 가점제 또는 채용 할당제를 중복 운영한 기관들도 적지 않았다. 관광공사 등 12개 기관은 채용목표제 도입 이후에도 기존 가점제나 할당제를 유지해, 일반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점제와 할당제를 배제한 뒤 채용 결과를 재분석한 결과, 2021~2024년 동안 가점제로 탈락했던 일반 지원자 4,026명은 합격하고, 합격했던 지역인재 563명은 탈락했을 것으로 나타났다. 할당제의 경우에도 일반 지원자 1,392명이 합격하고 지역인재 481명이 탈락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는 혁신도시법 시행령이 정한 ‘지역인재 미달 시 정원 외 선발’ 원칙에 반하는 운영으로, 제도 취지를 벗어난 관행이라는 지적이다.
지역인재 채용 확대 과정에서 이전지역에 소재한 특정 대학 출신 인력이 기관 내 다수를 차지하는 현상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26개 기관 중 전체 재직자 가운데 이전지역 특정 대학 출신 비중이 가장 높은 기관 수는 2014년 7개에서 2024년 18개로 크게 늘었다.
현재는 지역인재가 주로 하위 직급에 분포해 있어 파벌 형성 등 부작용이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추세 분석 결과 향후 10~30년 후에는 특정 대학 출신 비중이 관리자급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일부 기관에서는 2054년 기준 2급 이상 관리자 중 특정 대학 출신 비율이 최대 17%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당국은 이러한 쏠림 현상이 학연·지연에 따른 인사 운영의 경직성과 조직 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예외 규정 유지, 구체적 세부 기준 부재, 권역별 채용시장 규모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의무채용비율 적용 등이 지목됐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2019년 예외 축소 필요성을 인식하고도 2025년 5월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감사당국은 △의무채용 예외 규정 정비 △채용시험 분야 기준의 명확화 △채용가점제·할당제 폐지 △이전지역 범위의 광역화 △이른바 ‘유턴 인재’의 지역인재 인정 여부 검토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감사당국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통보하며, 향후 혁신도시 이전지역인재 채용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 참고자료로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곽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