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임금피크제(이하 임피) 대상자 가운데 별도직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실적이 특히 저조하고, 부서 배치·관리 또한 부적정하게 이뤄져 기관 내 ‘일하는 분위기’가 저해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하되 일정 연령 이후 임금을 삭감하고, 절감된 인건비를 신규채용에 활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2016년 1월 모든 공공기관에 도입이 완료됐다.

<임금피크제 실태, 출처: 감사원 「공공기관 인력운용실태」감사보고서>
임피 대상자 8,247명… 61.5%는 ‘별도직무’ 수행
[블랙엣지뉴스=장우영 기자] 분석 대상 35개 기관의 임피 대상자는 총 8,247명으로, 전체 정원의 5.2% 수준으로 집계됐다. 평균 임피 적용 기간은 2.4년(최소 1년~최대 4년), 임금 삭감률은 임피 전 연봉 대비 32.5%였다. 임피 대상자 중 38.5%는 임피 적용 전 업무를 계속 수행(기존직무)했고, 61.5%는 자문·심사, 교육·연구, 민원상담, 현장점검 등 ‘별도직무’로 배치됐다.
직무유형별로 부서장을 통해 확인한 결과, 기존직무 수행자는 대체로 업무량과 적극성이 양호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농어촌공사·LH 표본 점검에서는 임피 적용 후 업무량이 임피 전 또는 일반직원 대비 80.2~90.3% 수준으로 확인돼 부서장 인식과 대체로 일치했다. 농어촌공사에서 부담금 고지서 발부 업무를 맡은 임피 대상자의 경우 임피 전 216건(주 40시간)에서 임피 후 195건(주 36시간)으로 90.3%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다.
반면 별도직무는 실적이 저조하다는 인식이 뚜렷했다. 별도직무 수행자의 부서장들은 임피 대상자의 실질 업무시간이 ‘주 5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28%), 실제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6개 기관 표본 점검에서도 업무량이 없거나 매우 저조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AT의 경우 ‘학교급식 현장점검’을 맡은 임피 대상자 6명 중 2명은 2024년 실적이 0건이었고(최다 실적자 62건), 인천공항공사에서도 ‘공항안전 점검’ 담당 4명 중 1명이 2024년 0건으로 나타났다(최다 27건).
원인으로는 성과평가 및 유인체계의 실효성 부족이 지목됐다. 임피 대상자에게는 승진 등 인사 인센티브 제공이 어렵기 때문에 금전적 보상·유인이 중요한데, 다수 기관에서 성과와 연계가 약한 보수체계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태를 보면 35개 기관 중 11개 기관은 성과평가 결과를 기본급 인상률과 성과급에 모두 반영하지 않았고, 성과급에만 반영하는 기관도 상당수는 개인 성과가 아니라 ‘부서 성과평가 결과’만 반영하는 방식이었다. 같은 부서 내 임피 대상자 간 실적 차이가 큰데도 동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또한 35개 기관 모두 예산운용지침과 달리 임피 대상자의 성과급 차등 지급률(최고-차하위)을 2배 미만으로 운영하거나, 일부 기관은 사실상 균등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급 역시 별도직무의 난이도·특성과 무관하게 지급되거나(26개 기관), 아예 지급하지 않는 기관(6개)도 있었다.
성과평가 자체가 부적정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철도공사 등 7개 기관은 개인 성과평가 없이 부서 평가만 실시했고, 인천공항공사 등 4개 기관은 단축근무를 하는 임피 대상자를 일반직원과 같은 평가군으로 묶어 평가해 하위등급이 대거 발생하는 등 공정성 논란 소지가 제기됐다.
별도직무의 구조적 특성도 문제로 거론됐다. 자문 등 비정형 업무가 많고, 별도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비율이 높아 구체적 과제·목표가 없으면 부서장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표본 점검에서 별도직무 수행 임피 대상자 122명 중 92.6%(113명)이 구체적 과제를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관에서는 2024년 목표를 2025년 2월에 사후적으로 세우거나 ‘안전한 여객수송’ 등 추상적 문구로 작성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아울러 부서 배치 과정에서 부서별 정원·현원이나 경력 활용보다는 희망 근무지를 우선 고려해 배치하면서 경력·노하우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선 방향으로는 △임피 대상자 성과평가 결과를 성과급 등 보수에 연계 강화 △임피 대상자 평가군을 일반직원과 분리해 공정한 개인평가 실시 △성과급 차등지급률을 2배 이상으로 개선 △직무 난이도에 따른 직무급 차등 지급 △퇴직 후 재고용(성과 우수자 인센티브) 제도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또한, 임피 대상자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합한 업무를 개발하고, 연간 점검 횟수처럼 구체적·계량화된 목표를 부여해야 한다는 권고와 함께, 단축근무로 인한 업무 공백을 줄이기 위해 퇴직 직전 보상휴가를 제공하는 ‘집중근무제’ 도입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거론됐다.
다만 평가 강화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나 재고용의 공정성 논란을 줄이기 위해 엄격한 평가체계와 채용결과 공개 등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도 제시됐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장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