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추진된 한국마사회의 ‘말 용도다각화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돼, 실제로는 기승이 가능한 정상 말들에까지 지원금이 지급된 사실이 한국마사회 정기감사 결과 드러났다.

<경주 퇴역마 직업훈련, 출처: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블랙엣지뉴스=강호림 기자]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말의 불법 도축과 무단 폐기를 방지하기 위해 안락사 등 용도전환 비용을 지원하는 말 용도다각화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보조금 1억 원과 마사회 자체 예산 1억 원을 투입했다. 말 한 두당 최대 지원금액은 150만 원이다.
이 사업은 2024년부터 노령, 질병, 부상 등으로 기승이 불가능해 용도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된 말만을 대상으로 제한했으며, 신청자는 용도전환 이후 수의사가 발급한 마체검사증명서와 안락사 확인서 등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마사회는 이 서류의 진위와 내용을 확인한 뒤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2024년 사업 추진 실태를 점검한 결과, 마사회는 총 43두의 말에 대해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이 가운데 13두가 실제로는 기승이 가능한 정상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지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회사 소유의 말 ‘ㄱ’의 경우, 수의사가 작성한 마체검사증명서상 운동기 검사 항목이 모두 정상으로 기재돼 있었고 종합소견에도 ‘기승 가능’으로 명시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사회는 이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고 지원금을 지급했다.
또한 P 소유의 ‘ㄴ’ 등 5두의 말은 운동기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으로 실제 기승이 가능했음에도, 말 소유자의 요청에 따라 종합소견란에 ‘마체검사상 기승 불가능으로 용도전환 필요’라고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사회는 운동기 검사 결과와 종합소견이 상반됨에도 불구하고 수의사에게 그 사유나 실제 말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종합소견만을 근거로 지원금을 지급했다.
감사보고서는 이 같은 사례를 포함해 기승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말 13두에 대해 총 6천4백만 원의 지원금이 부적정하게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4년 사업 공고 당시 마체검사증명서 예시 문구에 ‘경주퇴역마는 운동기 검사상 비정상 진단 시 지원 불가’라는 잘못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일부 신청과 심사에 혼선을 초래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감사 결과를 수용하며, 앞으로 기승 가능한 정상 말이 용도다각화사업 대상에 포함되는 일이 없도록 수의사가 작성한 마체검사증명서에 대한 확인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한국마사회장에게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말에 지원금이 지급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청 서류 검토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주의’ 조치로 통보했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강호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