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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수입자 총액한도 ‘절반 제한’…손해율은 더 낮아졌는데 차별 규정은 15년째 유지
  • 강호림
  • 등록 2026-02-05 13: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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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기수출보험(선적후) 수입자별 총액한도 책정 시 교포수입자 차별 개선 필요
  • 손해율 안정화·법 취지(재외동포 차별금지) 고려해 형평 개선해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단기수출보험(선적후)에서 교포수입자에 대해서만 수입자별 총액한도를 동일 조건의 비교포수입자 대비 절반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15년 이상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교포수입자의 손해율이 비교포수입자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안정화됐음에도 과거 거액사고를 이유로 도입된 차별적 규정을 재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블랙엣지뉴스=곽대훈 기자]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공사)는 「무역보험법」과 「업무방법서」에 따라 단기수출보험 제도를 운용하면서 수입자의 재무건전성과 리스크 총량 등을 평가해 수입자별 총액한도를 설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수출자와 수입자 간 인수(보상)한도를 책정하고 있다. 그런데 공사는 내부 규정인 「단기 인수요령」에 따라 교포수입자에 대해서는 총액한도를 총액가능한도의 2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는 2000년대 초 교포수입자 관련 대규모 보험사고와 손해율 급증을 계기로 도입됐다. 실제로 2002년 미국·브라질 소재 교포수입자와 관련한 거액사고 발생 이후 교포수입자 손해율은 급등했고, 공사는 전결권 상향, 한도 특별책정 제한, 본지사 거래 점검 강화 등 일련의 위험관리 대책을 마련했다. 이후 관련 지침이 통합돼 2008년 내규로 반영됐고, 2009년부터는 교포수입자 총액한도 절반 제한 규정이 본격 적용됐다.


그러나 최근 손해율 추이를 보면 규제 도입의 전제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단기수출보험 손해율을 분석한 결과, 교포수입자의 평균 손해율은 65%(실질 손해율 53%)로 비교포수입자의 129%(실질 93%)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2018년 이후 교포수입자 손해율은 매년 100%를 하회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교포수입자 총액한도 제한의 실효성을 보기 위해 감사원이 최근 5년간(2020~2024년) 단기수출보험 청약 실태를 분석한 결과, 교포수입자에 대한 불이익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자가 신청한 인수(보상)한도가 수입자 가용총액한도를 초과해 신청액보다 적게 한도가 책정된 비율은 교포수입자의 경우 2020년 17.0%에서 2024년 25.9%로 증가한 반면, 비교포수입자는 같은 기간 13.0%에서 14.5%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양자 간 격차는 4.0%포인트에서 11.4%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감사원은 이 같은 규제가 교포수입자와 거래하는 수출기업의 무역활동을 위축시키고, 국가 수출 확대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외동포기본법」이 재외동포 정책 수립·시행 과정에서 거주국을 기준으로 차별을 두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해율이 안정화된 상황에서도 교포수입자만 일률적으로 총액한도를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소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교포수입자 총액한도 제한은 법령이 아닌 공사 내규에 규정돼 있어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 심사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감사원은 도입 후 15년 이상 경과한 해당 규제가 별다른 재검토 없이 유지된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불합리한 규제는 신속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공사에 대해 과거 거액사고를 이유로 해외 교포수입자의 단기수출보험 계약 한도를 동일 조건 비교포수입자의 절반으로 제한해 온 차별적 규정을 현재의 사고율과 손해율 수준을 반영해 형평에 맞게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공사는 감사결과를 수용하면서 수입자의 신용등급, 수출기업 규모 등 세부 기준별 손해율을 추가로 분석·모니터링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부문부터 교포수입자 총액한도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사·내부통제 전문지 BLACK EDGE / 곽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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