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가 직원 승진심사에서 병역의무 이행기간을 직무 연관성 검토 없이 전면 가산해 온 인사제도가 승진 형평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군 복무 경력이 경력평정에서 과도한 변별력을 갖도록 설계돼 여성 직원 등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블랙엣지뉴스=강태훈 기자]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인사관리규정」과 「종합평정 시행요강」에 따라 5급에서 4급으로의 승진심사 시 경력·업적·역량을 종합평정해 승진자를 선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력평정은 총점 100점 중 20점을 차지하며, 채용 시 인정된 입사 전 경력을 기준으로 점수가 부여된다.
문제는 병역의무 이행기간이 채용예정 직무와의 연관성 여부와 무관하게 최대 3년까지 A등급(100%)으로 일률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국가공무원·공공기관·금융기관·민간기업 경력은 직무 연관성에 따라 A·B·C 등급으로 차등 환산된다.
이로 인해 실근무기간이 동일한 직원 간에도 병역의무 이행 여부에 따라 경력평정 점수에서 최대 6.8~9.2점까지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는 종합평정 제도가 지향하는 업적·역량 중심의 승진 취지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4년간(2021~2024년) 4급 승진자 분석 결과, 5급 입사 이후 4급으로 승진하는 데 소요된 평균 기간은 남성 직원이 4.97년, 여성 직원은 6.42년으로 약 1.45년의 격차가 발생했다. 여성 직원이 휴직을 사용한 경우에는 평균 승진소요기간이 7.94년까지 늘어났다.
감사원은 경력평정이 전체 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지만, 실제 점수 분포를 보면 변별력은 업적·역량평정보다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연도별 표준편차를 보면 업적·역량평정은 0.7점 이하인 반면, 경력평정은 최대 4.56점으로 나타나 승진 순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구조로 인해 업적·역량 점수가 더 높은 여성 직원보다 병역의무 이행기간이 전부 반영된 남성 직원이 승진 순위에서 앞서는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는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합리적 보상의 범위를 넘어, 다른 집단의 실질적인 기회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가 이미 병역의무 이행기간을 임금과 승진에 중복 반영하는 제도에 대해 차별 소지가 있다며 개선을 권고·시정한 점을 언급하며, 공공기관 인사제도 역시 형평성과 직무 연관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감사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대해 병역의무 이행기간의 승진심사 반영비율과 방식 등을 조정하고, 경력평정이 종합평정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갖지 않도록 인사제도를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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